[Book Chapter] Introduction: Feedback in Migration Process

geography
demography
migration
social network
Author

Sechang Kim

Published

October 22, 2025

Modified

November 6, 2025

1. 들어가며

이 북 챕터는 책 “Beyond Networks: Feedback in International Migration”의 1장이다. 또한 이 책은 Migration, Diasporas and Citizenship (MDC)라는 유서 깊은 북 시리즈 중 하나로, 무려 1999년 “Kurdish Diaspora”을 시작으로, 25년이 넘는 기간 이주(migration)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주제의 특성상 당연히 지리학에 국한되지 않고, 인류학, 사회학, 정치학 (이밖에도 더 다양한 학문분야를 포괄한다.) 등을 넘나든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지리학을 전공하는 내게 더 신기하게 다가온 것은, 시리즈의 총괄 편집장이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지리학과의 Brenda Yeoh 교수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엄청난 권위자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 첫 영문 논문이 출간된 학술지 Population, Space and Place의 공동 편집장(co-editor)이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 책은 이주에서 사회 연결망(social network)이 주는 피드백 효과(개인적으로 되먹임이라는 번역어가 와닿지 않아 원어를 사용)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시애틀에 정착한 나로선 이 효과가 크게 체감되는데, 이 도시에는 한인 사회와 한국 문화가 제법 자리잡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먼저 학교 앞 U District에 위치한 H마트가 식생활에 대한 걱정을 덜어준다. 이 지점엔 아트박스까지 들어와 있어 심적으로 참 편안하다. 여기가 작다고 느껴진다면, 시애틀 다운타운이나 근방의 벨뷰(Bellevue), 린우드(Lynwood)라는 도시로 가면 훨씬 큰 규모의 매장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한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K-pop 굿즈를 파는 곳, 심지어는 인생네컷도 있다. 여기에 한인 학생회의 규모도 크고 만남도 자주 주선되니, 새로운 나라에서의 삶 치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사회 연결망이 이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바라보고자 한다. 물론 이제 읽기 시작한 책인만큼 자세한 내용은 차차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1장은 여느 편저서(edited volume)이 그렇듯 책의 편집자가 이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과 이후의 챕터를 소개한다. 이 부분을 읽고 책이 나의 관심사와 잘 맞는지 (책을 덮을지 말지), 눈 여겨 볼 다른 챕터는 무엇인지 정할 수 있으니 조금 신경써서 보기로 하였다. 겸사겸사 개인 홈페이지 관리도 해볼까 해서, 1장을 리뷰하는 글을 남겨보기로 했다. 이후에 책이 나와 잘 맞는다 싶으면 다른 장도 틈틈이 리뷰를 해볼까 한다.

2. 챕터 리뷰

2.1. 연구의 배경

이 책은 “The idea of migration stimulating further migration”이 너무도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나, 정작 그 메커니즘은 아무도 자세히 뜯어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작한다. 메커니즘이라는 말은 두 사건(이전의 이주/이후의 이주) 사이의 ’상관관계’만 따져선 안 되고, 두 사건의 인과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존의 이주자 존재가 신규 이주자의 유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경로와 과정을 탐색해야 한다는 것이다(Why and How). 바로 여기서 “feedback”이란 용어가 등장하는데, 한 시점의 이주가 다른 시점의 이주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지칭하기 위함이다. 이에 더해 피드백은 처음에 밝힌 stimulating만을 가리키지 않는데, 이전의 이주가 이후의 이주를 억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negative feedback).

저자는 이 책이 피드백을 다루는데 있어 경험과 이론 중 어느 하나에 경도되지 않음을 강조한다. 먼저 경험적으로, 이 책은 THEMIS 프로젝트(Theorizing the Evolution of Migration Systems in Europe)의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3개의 출발지(브라질, 모로코, 우크라이나)로부터 4개의 도착지(노르웨이, 네덜란드, 영국, 포르투갈), 총 12개의 회랑(corridors)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였다. 약 4,200건의 설문조사와 630건 이상의 심층 인터뷰를 획득한 대규모 프로젝트인 듯 하다.

동시에 피드백 개념의 뿌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소개하며 아래의 세 가지 이론을 언급한다.

  • Ravenstein (1885, 1889): 라벤슈타인의 인구이동 법칙. 여기 피드백을 암시하는 법칙이 있는데, 바로 “Migration in one direction stimulates movement in the opposite direction”이다. 다만 피드백의 존재를 암시했을 뿐, 아직 그 이름이 명명되거나 메커니즘의 설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Mabogunje(1970): 여기서 직접적으로 feedback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도착지(도시)로의 이주에 대한 성공·실패 정보가 출발지(촌락)로 전달되며, 이것이 새로운 이주 결정을 자극한다고 주장한다. 일종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려고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 Massey(1990): 여기서는 누적적 인과 이론(cumulative causation theory)을 중심으로 피드백 개념을 체계화한다. Massey는 멕시코-미국 간 이주를 분석하며 한 번의 이주가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결국 이주의 비용과 위험을 줄여 더 많은 이주를 촉발한다고 보았다. 결국 두 지역 간의 이동은 자기 지속적(self-sustaining) 과정을 획득하게 된다. 이 말인 즉, 이주가 처음 발생했을 때와 상황이 달라졌음에도(e.g. 출발지의 경제적 여건 개선) 지속적으로 이주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2.2. 기존 이론과 그 한계

이 고전적인 연구들은 어떠한 문제가 있는가? 저자는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한다.

이주 시스템의 근본 원리를 (사회적 연결망으로) 지나치게 축소한다. → 이론에 따르면 이주의 규모가 커져야만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의존이 줄어드는데, 이러다보니 모든 설명을 다 연결망으로 해버린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가 대체 ’사회적 연결망’이 무엇인지조차 엄밀하게 규정하지 않는다. → 너무 설명을 단순화해서, 이 연결망을 “누군가 이주한 후 자신의 지인들을 불러오는 것” 정도로 치부하지만, 실상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맥락화되어 있다.

특히 저자는 “이주율(rate of migration)에 영향을 주는 건 새로운 이주와 관련된 사람, 그리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의 수이다.” 라는 식의 단순화된 설명을 경계한다. 개인적으로 이 지적은 나를 뜨끔하게 만들었다. 나 역시 양적 연구를 하면서 설명변수를 이런 식으로 설정하고 해석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양적 연구에서는 변수를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계량화해야만 하지만, 설명에 있어서도 큰 고민 없이 직독직해 한다고 해야 하나? 아마 ‘출발/도착지에 이주 관련 지인의 수가 X만큼 늘면 이주율도 Y만큼 증가한다.’ 이렇게 해석했을 것 같다. 그 숫자 사이의 메커니즘은? 이걸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연구자의 역할 아닐까 싶다.

2.3. 보완의 시도와 한계

이런 한계를 저자가 처음 느낀 것은 아니다. DiMaggio & Garip (2012)은 이 네트워크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세 가지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 사회적 학습(social learning): 선이주자의 경험과 정보가 비용 및 위험을 낮춰 이후의 이주를 촉진한다. 누적적 인과 이론과 사실상 같은 듯.

  • 규범적 압력(normative pressure): 네트워크는 이주에 대한 시각(부정적/긍정적 평가)을 만들어 이후의 이주에 영향을 미친다.

  •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 이주자 집단이 만든 공유 자원(밀수 조직 - 왜 이 단어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음, 이주자 사업자 단체, 이주자 지원 단체, 향우회 등)이 이주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이러한 시도가 메커니즘을 파헤지는 데 아주 유용한 출발점이 되지만, 각각 보완될 지점이 있다고 말한다.

  • 공간적 차원: ’어디’에서 이주에 대한 사회적 학습이 일어나는가? 출신지에서? 도착지에서? 아니면 초국가적(SNS 등등)으로?

    • 만약 사회적 연결망으로부터의 사회적 학습을 도착지에서(도착한 이후에) 받았다면, 네트워크는 이주의 원인이 아닐 수 있다!
  • 전파 방식: Narrowcast vs. Broadcast → 규범적 압력은 친지 등(Narrowcast)을 통해 전파될 수도 있지만, TV, 드라마, 연극, 유튜브, 캠페인 등(Broadcast)을 통해서도 광범위하게 전파될 수도 있다.

  • 외부성의 범위: 네트워크 외부성을 이민자에서 파생된 직접적인 경로에 국한해서 바라보는데, 국가, 고용주, 교육기관, 소셜미디어나 ICT 기술과 같은 간접적인 경로도 존재한다.

위의 측면을 보완하면, 피드백을 직접적인 것과 간접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직접적 피드백은 전자의 이론들이 집중하는 것으로, 선 이주가 후속 이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이다. 결국 이것은 미시적 수준(individual/micro-level)에서 발생하게 된다. 반면 간접적 피드백은 이주가 사회, 경제, 정책 구조 등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후속 이주에 영향을 주는 확장된 인과 과정(extended causal processes)이다.

이것을 조금 더 뜯어보면, 다층적인 연쇄 작용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시기 모종의 이유로 노동자 이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쳐보자. 자연스럽게 도착지 특정 산업의 의존도가 매우 높아지고, 결국 노동 시장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Macro-level). 이어 중간 수준(Meso-level)의 중개기관이 등장한다. 인력중개업체, 브로커, 더 나아가 밀입국 조직까지 출발지와 도착지에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구조화된 피드백은 도착지에 출발지의 사회문화적 전이(remittances)를 발생시키고, 출발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주자의 생활양식, 이미지가 전달되어 다시 개인의 이주에 대한 기대(Micro-level)로 이어진다. 물론 부정적 피드백도 가능하다. 가령 너무 많은 이주가 도착지에서 규제 등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네트워크를 통해) 출발지로 전해져 이주를 감소시킬 수 있다. 저자는 여기서 간접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여기까지가 네트워크와 피드백의 개념, 이와 관련된 이론적 논의와 한계, 지향해야 할 점과 경험적 데이터에 대한 개괄이다. 이제 간략히 이후 챕터의 주제를 언급하고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2.4. 이후의 챕터

이후 챕터에 대한 설명은 아주 심도있는 부분은 아니므로, ChatGPT의 요약 도움을 받았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장: 방법론적 토대

    • 사회적 연결망의 경험적 포착이 매우 어렵다.

    • 같은 출신지의 고학력 집단과 저학력 집단 사이에는 회피 전략(active avoidance)이 존재한다.

    • 출신지만 가지고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안되고, 계층, 세대, 이주 동기별로 집단을 분리해야 한다.

  • 3-5장: 네트워크 작동의 분해와 시기별 이주(waves) 간의 단절

    • 시간적 파동(e.g. 2차 세계대전 직후 vs. 독립 이후)에 따라 네트워크가 다르다.
  • 6-7장: 구조적 조건 및 정책적 피드백

    • 거시적, 정책적 환경이 피드백을 어떻게 ’매개’하는가?

    • 이주 정책 강화, 노동시장 경쟁 심화, 반이민 정서 확대 등의 부정적 피드백이 네트워크 내부의 ‘문 닫힘(gate-closing)’ 담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탐구한다.

  • 8장: 연쇄적 도움과 누적적 인과 이론의 재검증

    • 도움을 받은 세대가 다시 다음 세대를 돕는가?

    • 도움의 연쇄(chain of assistance)가 존재하지만 균질적이지 않다.

    • 일부는 독립적 이주(independent migration)으로 전환된다.

  • 9장: Broadcast Feedback

    • TV, 라디오, 인터넷, 이민자의 공개적 행위 등 비개인적인 정보 전파를 매개로, 이주 욕구와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 10장: 미시-거시 수준의 연결

    • 인터뷰 자료와 거시적 요인을 연결하여, 다층적 인과 구조에서 피드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종합적으로 해석한다.

3. 나가며

지금까지 1장을 살펴보았다. 아주 생각치 못한 내용이 있지는 않지만,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자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주라는 의사결정에 네트워크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그 인과성을 따져보려는 점이 크게 다가온다. 어쩌면 양적 연구를 하면서 느낀 한계 - 통계 돌린 이후 결과의 해석: So what? 연구 질문이 구체적이지 않았나… - 를 정확히 지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요즘 비이동 전환(immobility turn)에 관심이 많이 가는데,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연결망이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이주하지 않는’ 의사결정을 매개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연구에서 인과성은 어떻게 따지나? 이것도 좀 관찰해봐야겠다.

이래저래 TA 일(채점할 것이 너무 많다…), 수업 리딩 자료 읽고 하느라 개인적인 공부할 시간은 거의 안 난다. 그치만 조금씩이라도 읽고, 다른 챕터도 천천히 리뷰해보려고 한다.